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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학이편: 꾀고리의 울음 소리


어느 이른 봄날 아침이었다. 공자는 아들 공이를 데리고 뜰안을 거닐고 있었다. 이는 잉어를 뜻하는 글자로, 노나라의 왕이 공자에게 아들을 낳은 것을 축하하는 선물로 잉어를 보내 주었기 때문에 지은 이름이었다.

어디서 꾀꼬리의 울음소리가 들려 왔다.

아름다운 소리야. 공자는 혼자서 중얼거렸다.

봄이라 해도 아직 쌀쌀한 날씨였다. 또 꾀꼬리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꾀꼴, 꾀꼴

무척 아름다운 소리로, 아기 꾀꼬리의 울음소리였다. 

모든 게 저렇게 점점 성숙해 가는 것이야.

공자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나직한 소리를 말하였다.

공자의 뒤를 따라가던 이는 귀를 기울였지만, 아버지가 혼자말로 조용히 말했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들을 수 없었다.

공이

공자는 아들을 부르며 돌아보았다.

올해 열두 살이 되었지?

공이는 아버지가 왜 갑자기 나이를 물으시는지 궁금했지만 물어 보지 못했다.

그래 그렇지

공자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연못가에 이르자 연못 속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저것 봐라. 연못 속에 잉어가 있구나

아직 물이 찬 연못 속에는 잉어가 몇 마리 조용히 헤엄치고 있었다.

잉어는 대단히 귀한 물고기야. 서로 싸우지도 않고 함부로 움직이지도 않아. 물고기의 왕이지

공자는 공이의 얼굴을 보고 빙그레 웃어 보였다. 그 때, 또 꾀꼬리의 울음소리가 들려 왔다.

꾀꼬리가 울고 있구나

아버지가 이렇게 말하자. 공이는 그제야 비로소 꾀꼬리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네 귀에는 저 꾀꼬리의 울음소리가 어떻게 들리느냐?

........

저 소리가 모두 똑같이 들리느냐?

네!

이는 꾀꼬리의 울음소리는 모두 똑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대답을 하고 보니. 자기의 대답이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 같지 않아

공자는 잠시 멈춰 서서 꾀꼬리가 다시 울기를 기다리는 듯 하다가 다시 걷기 시작했다.

아기 꾀꼬리와 아빠 꾀꼬리는 울음소리가 달라.

그 때, 또 꾀꼬리가 울었다. 

저건, 아빠 꾀꼬리야. 목 깊은 곳에서 맑은 소리가 나오지

아침의 맑고 부드러운 공기가 가늘게 떨고 있는 것 같아.

이 말을 듣고 생각하니 아버지의 말씀대로인 것 같았다.

아기 꾀꼬리가 또 울 거야.

공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기꾀꼬리의 울음소리가 들려 왔다.

꾀꼴, 꾀꼴!

들어 봐라. 아기 꾀꼬리구나. 아빠의 흉내를 내며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

이는 꾀꼬리에게도 그런 일이 있나 하고 신기하게 생각했다.

저렇게 꾀꼬리는 날마다 우는 연습을 하면서 어른이 되어 가는거야

공자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알겠니? 누구나 좋은 재능을 가지고 세상에 태어나는 거야. 다만 그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뿐이지. 어제 너도 들었지?

공자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공이에게 물었다.

아버지는 그 사람이 아주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공자는 공이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그 염구 말이야. 그사람이 말했지.........

이는 곧 어제 있었던 일을 기억해 냈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대화였다.

.

.

.

선생님, 선생님의 가르침은 너무 놓아서 저와 같은 소인은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염구는 여느 떄와 마찬가지로 점잖게 말했다.

왜 그럴까?

공자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저에게는 그만한 힘이 없습니다.

힘이 없어?

공자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다시 물었다.

힘이 없다는 것은 무슨 뜻이냐?

저는 무슨 일을 해도 만족을 느껴 본 적이 없습니다.

이는 그 때의 아버지 얼굴을 잘 기억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그 큰 눈을 더욱 크게 뜨고 염구를 찬찬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은 부드럽게 빛나고 있었다.

어떤 일이든지 이거면 됐다고 만족하는 사람은 결코 없어....... 나도 마찬가지야.

선생님도 그렇습니까?

염구는 공자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물었다.

그래,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이든 도중에 그만두지 않는 거야.

공자는 염구를 지그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도중에 일을 그만두는 사람이 바로 힘이 없는 사람이야. 그러므로 끝까지 밀고 나가야해......

조용히 공자를 바라보던 염구의 맑은 눈이 이의 눈앞에 떠올랐다.

끝까지 밀고 나가 일을 성사 시키는 것이 중요해. 염구, 스스로 자기에게 힘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자기가 타고 난 좋은 재능을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야.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이라야 자기가 갖고 있는 좋은 재능을 찾아 낼 수 있어.

선생님. 고맙습니다.

이는 염구가 머리를 깊이 숙이며 기쁨에 넘쳐 대답하던 얼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네, 잘 기억하고 있어요.

사람은 누구나 훌륭한 능력을 갖고 세상에 태어나는 거야. 그것을 가꾸지 않고 소흘리 여기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 가꿔나가면 훌륭한 열매를 얻을 수 있는데, 말이지. 생각해봐, 네가 지금 이렇게 잘 걸을 수 있게 된 것도 하루 아침에 된 일이 아니야. 여러 번 넘어져 무릎을 다치기도 하면서 많은 훈련을 거듭했기 때문에 지금처럼 잘 걷게 된 거지.

공이는 아버지의 말이 모두 맞다고 생각했다.

꾀꼬리도......, 공이가 말하려고 했을때 공자가 물었다.

어린 너에게 약간 어려운 질문일지 모르지만 뭔가 기억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거냐?

공자는 전에도 종종 홀로 앉아 생각에 잠기곤 했던 연못가의 커다란 돌 위에 앉았다. 공이는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안았다.

잘 기억해 둬라. 그리고 지금은 잘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좀 더 크면 잘 생각해 봐라.

공자는 잠자코 있다가 말을 이었다.

뭔가 기억한다는 것은 자연의 법칙과 나 자신이 하나가 되는거야

자연의 법칙과 나 자신이 하나가 된다고요?

공이는 공자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저 아기 꾀꼬리는 온몸을 떨면서 우는 방법을 익히려고 하고 있지. 실패를 되풀이하면서 점점 아름다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는 거야

공이는 아버지의 말이 여전히 잘 이해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아버지의 말이므로 마음에 잘 새겨 두려고 귀를 기울였다.

저 꾀꼬리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기쁨을 얻게 되지.

기쁨을 얻는가?

공이는 더욱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너는 아버지가 평소에 사람들에게 하는 말을 기억하고 있겠지? 배우고 익히는 것은 큰 기쁨이라고 아버지는 자주 말해 왔어. 배운다는 것은 스승이나 선배에게서 가르침을 받거나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을 말하지. 익힌다는 것은 그 배운 것을 되풀이하여 자주 연습하는 것을 말해. 실패를 되풀이하면서도 학문이 점점 자기 몸에 배도록 하는 거야. 그 때, 비로소 사람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마음 속 깊이 느낄 수 있지. 그것이 살아가는 보람이야. 그리고....

공자는 부드러우면서도 엄한 눈으로 공이를 바라보았다.

그런 기쁨만 느낄 수 있다면 자신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 주지 않아도 불만을 갖지 않게 된다. 바로 그런 사람을 군자라고 말하는거야.

공자는 머리 위에 드리운 매화나무 가지를 올려다보았다. 매화의 봉오리가 마냥 부풀어 오르는 듯했다. 금방이라도 매화가 필 것 같았다.

꾀꼴, 꾀꼴............

아기 꾀꼬리가 또 울었다.


요점- 배운다는 것은 익히고 행하는 동안에 더 없는 기쁨을 얻고 자기의 인격을 완성하며, 자연의 법칙을 깨우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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